Focus Out

코로나19가 불러온 나비효과…

'재택경제' 뜬다

반 년 넘게 현재진행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보며
많은 전문가들은 이제 종식이 아닌 '위드 코로나(with covid19)'를 전망한다.
이미 코로나19는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어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너무나 당연해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확산 등이 그것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나비효과를 들여다보자.


이탈리아 할머니에게 배우는 파스타 클래스…랜선으로 즐기는 취미생활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에서도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진행했던 취미 강좌 등도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추세다. 혼자서도 취미 활동에 필요한 재료·도구 등을 편리하게 챙길 수 있도록 '준비물까지 챙겨주는 온라인 클래스'까지 등장했다.



클래스101은 일상 속 작은 취미부터 새로운 적성을 찾을 수 있는 전문가들의 지식 강의까지 다방면의 온라인 수업을 제공한다. 영화같은 브이로그 제작법, 건축가에게 배우는 펜드로잉 입문부터 인기 유튜버 '이봄의 낙원'이 알려주는 타로카드 클래스부터 힙합가수 프라이머리의 18년에 걸친 프로듀싱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클래스까지 다양하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수업에서 재료를 준비해주던 제과·제빵이나 미술, 뜨개질이나 라탄 등 공예 수업들의 경우 한꺼번에 준비물까지 모두 배송 받을 수 있다. 취미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준비하면서 보다 손쉽고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취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인 프랩에서도 '랜선으로 즐기는 프립Live'를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지원한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대면 상담이 진행되던 심리진단이나 사주 등 클래스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미국 현지 가이드가 줌(Zoom)을 통해 선보이는 LA게티센터와 뉴욕 모마 미술관 여행, 밀키트가 배송돼 손쉽게 홈스토랑을 차릴 수 있는 요리 강좌 등 구성도 다채롭다.







숙박공유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체험 시리즈를 통해 랜선 여행을 지원하고 있다. 이탈리아 할머니에게 배우는 파스타 클래스, 영국 스털링 지역의 양떼와 함께 하는 명상 체험 등 세계 곳곳의 문화를 온라인을 통해 만끽할 수 있다. 세계 유명 뮤지컬 아티스트, 올림픽 국가대표와 함께 하는 체험도 선보였다. 호주 마술사에게 배워보는 마술 기술, 영화 스텝업2 출연 배우에게 배우는 스트리트 댄스 등과 난민 대표팀 선수에게 배우는 장애물 극복을 위한 회복력 키우기, 테니스 그랜드슬램 선수의 자가격리 훈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진정한 배달의 민족... 전통시장 꽈배기부터 집밥까지 '당일배송'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배달 서비스도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음식 배달에 이어 초소량 타임배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새벽 1시에도 필요한 물품을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게 됐다.

배달의 민족은 'B마트'를 통해 신선식품, 간편식, 생필품 등을 소량 낱개 단위로 바로 배달한다.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장을 보기 꺼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올해 주문량이 폭주하자 편의점들도 잇따라 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CU와 GS25가 전국 매장에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도 초소량 즉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요리하다' 상품과 밀키트, 드럭스토어 롭스의 뷰티·건강상품 등 생활필수품 600여 종을 한 시간 내에 배송한다.







전통시장도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남 김해 대표시장인 삼방시장과 창원도계부부시장, 창원가음정시장, 진주자유시장 등은 올해부터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를 통해 온라인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꽈배기, 찹쌀떡 등 먹거리부터 채소, 정육 등 다양한 식재료까지 모두 당일 배달된다.

식재료를 넘어 집 반찬 배송 서비스도 인기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정기구독형 서비스 '그리팅 케어 식단'은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이후 주문량이 약 30% 증가했다. 그리팅 케어 식단은 식사 목적에 맞춰 영양이 설계된 반찬과 샐러드를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로 당 함량을 낮춘 '저당 식단', 샐러드 위주의 '라이트 식단', 단백질 비중이 높은 '웰니스 식단'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식품관 반찬과 식당 음식 배송에 나섰다. 아직 일부 매장에 불과하지만 소비자 반응과 사업성을 고려해 추후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투자'에서 '여가'로 바뀐 아파트...'올인룸' 대세

생활공간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기존의 단순한 거주 기능과 학군, 교통망 등 입지적 요소들을 고려한 투자 개념에서 일터와 학습, 휴식,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까지 의미가 확대된 것이다.

뚜렷한 변화 중 하나로 중대형 평수의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졌다. 집에서 화상회의나 인터넷, 전화 등으로 근무하는 회사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5월 발표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도 일부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지난 3월부터 중대형 평수 선호도는 실제 매매거래량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기존 방 3개 구조에 서재 등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알파룸을 적용한 아파트 선호도가 높았다. 테라스, 복층같은 특화설계를 적용한 집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재택근무가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체감하면서 선호하는 주거 공간도 이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충분히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피트니스 센터를 비롯해 실내 체육관과 북카페, 라운지 등이 갖춰져 굳이 아파트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많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고급 아파트에서 제공하던 조식 서비스나 컨시어지 서비스, 안전 보안 서비스 등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 아파트 인기가 점점 커질 것이라는 기존의 부동산 트렌드 전망을 뒤엎는다. 국내 대표 디벨로퍼인 피데스개발도 '2020~2021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통해 '올인룸(All in Room)'을 제시했다. 집 안에서 일하고,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영화 등 여가를 즐기는 것까지 모두 해결하는 주거문화가 유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미래 사회 트렌드로 우리들의 주거 문화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우리 실생활에 스며들어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 재택근무 등 변화된 근로 형태가 미래 기업들의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렌드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했다. 바야흐로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바람이 거세지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