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를 계기로 글로벌 배달앱 시장 역시 대형업체 위주로 몸집 불리기 전쟁이 본격화되었다. COVID19 이전에도 음식 배달 업계에서 M&A는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으나 팬데믹이라는 이례적인 수요 우위 상황을 만나 산업 전반에 걸쳐 온라인 채널이 더욱 강화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목적은 1)시장 점유율을 높여 비용을 줄이는 ‘규모의 경제’, 2)잠재 성장률이 더욱 높아진 식사 배달 시장에 재빨리 진입장벽을 쌓아 영세 경쟁자를 줄여 잠재 마진 하락 가능성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는 배달 시장 같은 고성장 카테고리에서 특히 중요한 작업이다. 음식료는 완숙기에 접어든 산업이라 고성장이 가능한 카테고리가 많지 않은데, 그 중 몇 안되는 대체육, HMR 및 밀키트, 배달앱 등의 푸드테크에 속하는 고성장 카테고리일수록 시장 형성기에 경쟁이 치열해 비용이 많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먼저 작년 12월 한국에서, 독일 DH가 배달의민족을 보유한 우아한형제들의 지분을 인수하고 현재 규제 당국의 승인을 대기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승인을 내주면 한국 배달앱 시장은 DH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을 모두 보유하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7월 기준 이들 셋의 합산 M/S는 95%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여전히 독과점 논란이 분분하지만 아직까지는 승인이 유력해 보이는 상황이다. 같은 시기 Uber Eats가 GrubHub(이하 GRUB)에 인수를 제안했으나 미국 규제당국이 독과점을 이유로 승인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며 무산되었다. 각각 미국 시장 M/S 2, 3위를 차지하는 이들이 결합할 경우 미국 시장 M/S 55%를 차지하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GRUB을 제치고 미국 음식 배달 시장 M/S 1위에 올라선 DoorDash는 같은 시기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 업체 Caviar를 4.6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유럽 음식 배달 시장 M/S 1, 2위를 다투던 네덜란드 Takeaway.com (당시 9.3조 달러 평가)와 영국 Just Eat(당시 9조 달러 평가)이 합병을 결정하며 111억 달러 가치의 Just Eat Takeaway(이하 TKWY)가 출범해 세계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이 되었다. 이는 Takeaway 측이 Just Eat 측에 9.1조원을 제안하며 성사된 딜이다. 이후 TKWY는 DH의 독일 사업부를 인수했다. 같은 시기 인도의 배달서비스 업체 Zomato 역시 Uber Eats의 인도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배달서비스 시장 형성이 상대적으로 늦은 일본에서도 업계 1위 데마에칸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을 유상증자에 끌어들였다.
그리고 올해 6월 말 미국에서, TKWY 는 GRUB 과 73억(8.7조 원)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이었으며, TKWY가 미국에 진출하지 않았던 상태였기 때문에 당국의 합병 승인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전액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이기 때문에 GRUB은 달러로, TKWY는 유로로 교환하는데서 오는 세부 조정이 복잡하다는 것 정도였다. 같은 시기 미국 2위 온라인 음식 배달서비스 업체 Uber Eats를 보유한 Uber Technologies는 업계 4위 Postmates에 약 26억 달러(약 3.12조원) 규모의 M&A을 제안했다. TKWY가 GRUB 를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자 차선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에 미국 페이스북은 음식과 식품 배달구축 계획을 발표했고, 아마존 역시 현재는 배달서비스에 대한 지분 투자만을 중심으로 음식 배달 시장에 접근하고 있지만 향후 직접 진출 가능성이 얼마든지 남아있는 상황이다.
배달 가능 품목과 방식의 확장: 신선식품, 소규모 배달
19년 11월에 발간한 당사의 월간 言플 Vol. 2 "新 중국 플랫폼 전쟁: 배달음식"에서 분석했던 것처럼, 가정이 배달을 수용하는데는 크게 세 가지 단계가 있다. 현재 대다수의 국가들은 두 번째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중국만이 세 번째 단계인 신선식품/품질 위주의 배달로 옮겨가고 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트렌드 전환 시점이 COVID19를 거치며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점이다.
이 흐름에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기술 친화적 종류의 메가트렌드 전환은 얼리어답터 및 젊은 세대/도시 인구뿐만 아니라 인구 전반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까지(침투율) 소요되는 시간 및 투입 비용이 곧 해당 산업 전반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COVID19로 인해 산업이 초기에 자리를 잡는데 들어가는 비용 투입을 크게 줄이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음식 배달 시장 입장에서는 천운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다. 덕분에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역시 세 번째 단계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먼저 한국, 중국, 인도 등 식사 배달이 비교적 발달한 아시아권에 비해 아직 식사 배달에 비교적 닫혀있던 서구 국가들의 경험이 누적되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차이를 알 수 있듯 COVID19 이후의 국내 음식료와 글로벌(주로 북미) 음식료 업황은 식료품주의 향방에서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북미 중심의 서구 국가들은 소비재 업종 전반의 빠른 온라인 채널 전환 움직임과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즉 음식료 대기업의 온라인/B2C 채널 전환이 식사 배달 플랫폼 시장의 분위기도 형성하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신선식품 및 기존에 배달이 어려웠던 품목의 배달, 소포장 등 소규모 배달 등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위에서 설명한 세 번째 단계의 배달 수용 특징과 일치한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제자리걸음이었던 맥도날드는 1H20에 온라인 배달 등을 보강해 마진을 크게 개선시켜 최근 주가가 상승했고, 월마트나 크로거 등의 식료품점은 대부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국내와 달리 괜찮은 실적 전망을 형성하고 있다. 아마존 등 대형 플랫폼 기업 역시 온라인 및 배달서비스에 진출하려 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빙과류 등을 파는 유니레버 역시도 온라인 배달 비즈니스를 통해 2Q20 실적에서 컨센서스 상회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녹기 때문에 기존의 음식 배달 품목보다 더욱 신속 배달이 까다로운 빙과 쪽 시장의 이러한 혁신은 신선식품을 배달할 여력 역시 갖춰지고 있다는 시그널로 판단된다.
약 3년전에 시작한 유니레버의 Ice Cream Now라는 온라인 비즈니스는, 락다운으로 인해 이번 2Q20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깨트리고 서프라이즈를 내는데 일조했다. 재택 소비 증가로 인해 이동식 아이스크림 판매가 35% 감소한 반면 온라인 아이스크림 소비가 증가했는데, 빙과류의 온라인 판매는 일반적으로 슈퍼마켓보다 가격이 높기 때문에 마진이 개선된 것이다.
한편 국내 및 중국 등의 아시아권의 음식 배달 시장에서는 서구보다 신선식품 배달 및 소포장 배달이 앞서서 성장하고 있었다. 소포장 및 소량 배송이 용이한 품목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국내 음식료 업체가 더욱 유리해졌으며, 기존 외식 채널 쪽으로 흘러가던 식재료 및 소재 식품 일부가 B2C 채널로 유연하게 선회하며 해당 시장 역시 우려보다는 선별적으로 괜찮은 업황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업황 업데이트: 이제 어느 업체가 M/S 1위가 될 것인가에 주목
앞서 언급한 최근 6월의 TKWY- GRUB 합병 이슈는 미국에서 DoorDash의 지배력을 넘어설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에 관해 위와 같은 시기 DoorDash는 4억 달러의 추가 자본을 조달해 총 160억 달러로 평가 가치를 올리며 시장 지배력을 방어하는 모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3월 중순부터 미국 전역에서 COVID19 락다운으로 인한 배달 수요가 늘어난 이후 DoorDash는 GRUB 및 Uber Eats의 나머지 두 경쟁 업체보다 훨씬 많은 판매량 증가를 거두며 M/S를 증가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20 CNBC Disruptor 50 목록에서 12 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실 작년까지는 대부분 국내외 가공식품 업체들이 각 비즈니스 지역에서 M/S를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비를 집중적으로 쓴 시기였다(조사 결과 식사 배달 시장 내에서만 4억 5천만 달러 지출). 그리고 식사배달 업계에서는 이 현상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M&A가 잦은 것도 궁극적으로는 M/S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다만 COVID19 이후 소비자의 플랫폼 간 전환이 가속된 것도 있다. NPD 그룹은 전체 식당 트래픽이 22% 감소 했음에도 불구하고 3월 배달 주문이 6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GRUB이 더 오래된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Doordash가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업체 사이의 물류 전략 차이에 있다고 분석한 바가 있다. Doordash는 중개형 플랫폼인 동시에 자체 라이더(Dasher)를 고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고, GRUB을 이기기 위해 효율적 배송 네트워크에 투자에 집중한 바가 있다. 구체적으로 18년 월마트와 재휴해 식료품 배달을 시작했으며, 19년 Cavier의 인수 및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반면 GRUB은 자체 배송 네트워크 운영과 관련된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계속 감소하고 있었으며 이 추세가 이어지던 중이었다. 즉 경쟁자들은 배달 네트워크 효율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GRUB은 여전히 이 시장을 식품 시장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식료품배달, 고스트키친, 배달드론 등의 도입 등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다소 뒤쳐지고 있었다.
음식 배달 시장 M/S
자료: Edison Trends, CNBC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DoorDash는 이제 식사배달 이상의 영역에까지 확장해나가고 있다. 먼저 Doordash는최근 식당에서 픽업 및 배송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자체 웹 사이트를 만들 수 있도록 Storefront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식당은 고객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데, 타사 중개형 배달 플랫폼은 앱을 통한 주문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다 더 기술 친화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DoorDash는 최근에 CVS Health 가 자사의 플랫폼에 가입한 최초의 약국 소매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가 있다. 이에 따라 DoorDash의 라이더는 이제 샴푸 혹은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 등의 가정 용품도 배달하게 된다. 이는 중국 Meituan Dianping의 전략 및 사업 영역을 떠올리게 하며, 이를 통해 다시 미국 역시 '가정이 배달을 수용하는 세 번째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국내 업황 업데이트: 과연 빅3가 깨질까?
기존 국내는 4가지 형태의 배달 플랫폼이 경쟁하는 식이라고 분석했었는데, 현재는 국내에서도 대형 업체 위주 재편이 가속되며 음식 배달 부문에서 기존 강자인 DH(배민, 요기요, 배달통) vs 후발주자인 쿠팡이츠 등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신선식품 및 즉석배송(새벽배송 포함) 부문에서 오아시스, 컬리, 쓱, 쿠팡 등 업체의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에는 음식 배달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IT 플랫폼(네이버, 카카오 및 페이코 등의 결제 시스템)들도 마치 중국의 경우처럼 음식 배달 시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존 시장에 해당하던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합산 점유율은 95% 이상일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커머스 분류에 속해있던 쿠팡(쿠팡이츠), 위메프(위메프오)가 계속해서 성장하며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6월 배달 앱 이용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위와 2위는 배민과 요기요로 여전했다. 하지만 부동의 3위였던 배달통은 쿠팡이츠에 밀려 4위로 주저앉았다. 또한 4월 대비 7월의 배달앱 5사 관심도 증감률을 살펴보면, 기존 3개 앱의 관심도는 미미한 변화만 있거나 크게 꺾인 반면 쿠팡이츠와 위메프오의 관심도는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달 앱 월간 순이용자 수(MAU)
자료: 아이지에이웍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주: 안드로이드 OS 6월 기준
배달앱 5사 14주간 관심도 증감률 비교
자료: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특히 쿠팡이츠는 M/S를 잡기 위해 작년부터 계속해서 공격적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가령 지난해 10월부터 쿠팡이츠의 입점 식당 수를 늘리기 위해 입점 첫 3개월간 주문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받는 과감한 마케팅을 펼쳐 왔고, 올해 들어서는 그 폭이 더욱 커졌다. 또한 라이더가 여러 주문을 같이 받아 늦게 배달되는 일을 없도록 하기 위해 라이더가 오로지 한 고객의 음식만 배달하는 '일대일 배차 시스템'을 구축하며 경쟁사보다 빠른 배달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라이더 배달비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현재 업계 1위 배민의 배달비는 건당 3,000원 수준이며 배달 거리가 늘어나더라도 4,000원 이하다. 쿠팡이츠는 최소 5,000원부터 시작해 거리와 날씨에 따라 최대 2만원까지 지급한다. 이렇듯 배달비를 늘리는 이유는 국내 배달 시장이 커지는 속도에 대비해 인력 수급이 따라오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향후 성장에 배달파트너 확보가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기준 배달앱 중개 수수료 비교
자료: 언론종합,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국내 배달 앱 시장은 2018년 15조원에서 2019년 20조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COVID19 확산에 따라 올해는 과거보다 더 큰 폭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이커머스 업체 외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경쟁자들을 배달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주 요인이다.
특히 기존에 온라인 몰을 운영하는 중대형 식품 기업이나 플랫폼 사업자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배달에 진출할 수 있는데, 이처럼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다양한 기업들의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특히 카카오와 네이버 등 IT 대기업의 향후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는 2017년 자사 메신저인 카카오톡에서 '주문하기 서비스'를 론칭하며 배달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바 있다. 마치 중국의 슈퍼앱 혹은 미니프로그램처럼,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안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출시 초기에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상품만 주문이 가능했지만 2018년부터 중소 사업자로 범위를 넓히며 영세 소상공인 유치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2만여 곳의 가맹점을 보유하게 됐다. 최근에는 카카오 관계사 나우버스킹(카카오 지분 26%) 이 수수료를 1.5%로 파격 책정하여 카카오톡으로 식당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 대비 최대 10배 낮은 수준이다.
배달업계 수수료 체계
자료: 언론종합,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한편 네이버는 아직 직접적으로 배달 시장에 진출하지는 않았다. 2018년부터 스타트업 '프레시멘토'와 손잡고 서울 지역 시장 상품과 먹거리를 배달해 주는 '동네시장 장보기’를 선보였으나 이때 네이버는 단순히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역할만 했다. 지난해에는 일반 식당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 주문'을 출시했지만 여전히 배달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식당에 미리 음식을 주문해 놓은 뒤 픽업해 가는 '포장주문'과 미리 주문한 뒤 식당에 도착하면 바로 식사할 수 있는 '미리주문' 등의 서비스만을 선보이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언제라도 여기에 배달 기능을 추가할 수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다.
또한 올해로 출범 5주년을 맞은 NHN 페이코(이하 페이코)가 공공배달앱 개발 및 운영에 나서기로 발표했다. 그 동안 주력해온 공공분야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발휘해 언택트(비대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코가 앱 개발을 중심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비대면 사업에서 두드러지는 성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마케팅, 운영 등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음식 배달 시장 진출도 용이해지는데, Vol.2에서 분석했던 '슈퍼앱+서드파티 미니프로그램'식 플랫폼으로의 성장에 앱 회사의 결제 시스템을 가진 경우가 많듯이 거꾸로 결제 회사가 배달 플랫폼에 뛰어들어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다.
페이코 오더는 올해 2분기 기준 주문율이 전분기 대비 150%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2만 7,000여곳의 가맹점과도 도입 계약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쿠폰, 결제, 캠퍼스존 등 기존에 운영하는 사업들까지 연계할 경우 더 많은 소비자들의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공공 배달 앱과 제로배달 유니온 비교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M&A 모멘텀, 유럽계 배달 플랫폼을 주목하자
앞서 정리한 글로벌 식사배달 플랫폼끼리의 결합 흐름 속에서 유럽계 음식 배달 업체들의 행보가 단연코 눈에 띈다. 유럽 시장은 예전부터 음식 배달 플랫폼들의 다양한 비즈니스 구조가 실험되어본 곳이고,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 업체는 다른 권역의 대형 플랫폼보다 한발 더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독일, 영국 대형 업체와 빅딜을 마치며 단숨에 111억달러 가치에 올라선 Just Eat Takeaway(이하 TKWY), 그리고 최근 한국 시장도 손에 넣으며 아시아 시장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Delivery Hero(DH)가 그 주인공이다.
유럽 배달 플랫폼 시장은 COVID19 이전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바 있다. 아래는 유럽 기존 음식 배달 플랫폼들의 비즈니스 모델 종류다. 가정 요리 시장 위주인 슈퍼마켓/가공 식재료(밀키트 류) 위주의 플랫폼, 자체적인 물류(운송)을 가지고 있는 식사배달 플랫폼(Foodora), 플랫폼(소프트웨어)만 가지고 있는 플랫폼(DH), 그리고 이들을 통합해 전체 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그리스의 Forky) 등이 있다.
이 다양한 플랫폼들은 최근 3년간 서로 결합되거나 새로 등장하며 빠르게 변화해왔다. 2017년 전후로 Take It Easy(벨기에)의 파산, DH의 Foodpanda 인수(Foodora와 통합됨) 등이 이어지며 여러 플랫폼이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테스트해보며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갔다. 아래 [그림 10]은 2020년 초 기준으로 유럽 식사배달 플랫폼의 종류별 구분이다. 각각 주문형 식사배달 형태, 배달 단독 형태, 다크 키친이 결합된 형태, 공유 주방이 결합된 형태, 주문형 식재료품 배달 형태, 그리고 플랫폼만 제공하는 형태(Aggregator)로 나뉜다. 각 구분에 따라 중복해 들어가는 기업들이 있다.
주문형 식사 시장에서 유럽 스타트업의 구분, 2020년 초 기준 구분
자료: Dealroom.co,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유럽은 기존부터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했으며 국가별로 다양한 특성의 시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두세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형국은 아니다. 현재 DH와 TKWY가 1,2위를 다투며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둘 모두 On-demand 형태) Glove, Deliveroo 등 소비자 니즈에 따라 세분화된 중소형 업체들도 여전히 경쟁하고 있다.
DH와 TKWY는 둘 모두 M&A로 성장한 기업이지만 현재 사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지역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표 4]는 현재 유럽 시장의 두 주요 식사 배달 플랫폼 중 하나인 DH의 COVID19 이전 기준 반기 실적이다(아직 상반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다). TKWY와 DH의 비즈니스 지역 차이를 보면, TKWY는 주로 유럽권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최근 인수를 통해 미국 등에 진출했다면 DH는 MENA 및 아시아 지역이 주력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DH는 최근 아시아 지역,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