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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 사랑하는 이와 함께 ‘차박차박’
언택트 시대, 비대면 ‘차박’ 여행으로 힐링하자!

차 트렁크에 누워 듣는 빗소리는 삶을 좀 더 즐기라는 나긋한 권유다.
코로나19로 여행은 꿈같은 얘기가 돼버렸지만, 더위와 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하고픈 마음은 더 커졌다.
지역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중숙박시설을 이용하기도 불안하고,
많은 짐을 들고 다니는 캠핑의 번잡함에서도 벗어나고 싶다면,
‘자발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차박(車泊) 캠핑이 답이다.

리얼 로드 버라이어티, 차박은 자유다!

발길 멈추는 곳에 차를 세우고 즐기는 차박은 ‘더 간단하고 더 기동성 있는 캠핑’이다. 별빛 쏟아지는 숲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도 있고, 탁 트인 해안도로에서 일출을 보며 눈을 뜰 수도 있다.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차박이 제격이다. 조용히 사색하고 싶거나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하고 싶을 때, 차가 외부로부터 보호해주면서 안정감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어준다. 맑은 햇살, 상쾌한 바람을 독식하며 음악도 듣고, 물소리를 벗 삼아 강에 낚싯대도 드리우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차나 술 한잔 해도 좋다.

차박캠핑, 어렵지 않다. 편한 옷을 챙겨 입고 먹을거리를 조금 싸서 차에 시동을 걸면,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원하는 장소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어 숙박을 위한 세팅을 하는 데도 10분이면 충분하다.







차박 핵심은 ‘평탄화’

카시트를 젖혀 쪽잠을 자는 것을 떠올렸다면 오산이다. 최근 오토캠핑의 대세가 된 차박은 ‘캠핑’하면 으레 떠오르는 불편과는 거리가 멀다. 한 시간 가까이 텐트 치느라 땀 흘릴 일도 없고, 차 안에서 자는 만큼 습기나 냉기 걱정도 덜하다. 갑작스러운 비바람에 부랴부랴 철수하는 텐트 캠퍼들을 차창으로 바라보는 여유도 차박의 특권!

일반적인 차박은 특별한 장비나 개조 없이 차량 내부에서 숙박하는 것을 뜻한다. 차량 내부에 여러 편의시설을 갖춘 ‘캠핑카’나 견인장치를 이용해 끌고 이동하는 ’카라반’을 이용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차박을 하려면 우선 충분한 누울 공간이 필요하다. 2열이나 3열까지 접었을 때 바닥 공간이 평평해지는 ‘풀 플랫’(full flat·완전 평탄화) 차량이라면 더욱 편안한 잠자리가 보장된다. 풀 플랫 차량이 아니라도 차박을 즐길 수 있다. 경차나 승합차, SUV 차량의 경우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손쉽게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평탄화 작업의 핵심은 ‘바닥은 더 평평하게! 실내 높이는 더 높게!’다. 의자 등받이를 최대한 뒤로 눕히고 굴곡진 부분에 물건을 채운 뒤 에어매트를 깔면 언제 어디서든 ‘꿀잠’을 잘 수 있다.



차박 즐거움 더하려면

공간이 마련됐다면 이젠 그 공간을 보호하고 더 안락한 캠핑을 도와줄 도구가 필요하다. 노숙하는 만큼 사생활 보호를 위한 창문가리개, 해충 접근을 차단할 방충망을 기본 준비물로 삼는다. 그 외에 식사하거나 책을 볼 때 사용할 간이 테이블,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취향에 따라 더 준비하면 된다. 차량 실내조명으로는 ‘캠핑의 꽃’이라 불리는 알전구를 쓰거나, S자 고리로 랜턴을 걸어 이용하기도 한다. 시중에 다양한 차박용품이 출시됐기 때문에 조금만 알아보면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트렁크에 연결한 천막 개념인 도킹텐트는 공간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차박의 적정인원은 2명, 아이를 포함해도 3명이 최대다. 인원이 많다면 차량 위에 설치하는 루프톱 텐트나 SUV 차량의 테일게이트와 연결하는 도킹텐트 설치를 고려해볼 만하다.

쌀쌀한 밤을 나기 위해 무시동 히터(차 시동을 켜지 않고 구동하는 히터)나 파워뱅크(고용량 배터리)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무시동 히터는 석유난로와 달리 난방용/연소용 배관이 분리돼 가스중독 위험이 덜하다. 단, 설치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한다.




    TIP. 차박캠핑 입문자라면 필독!


  • 1. 장소 선정 원칙
  • 근처에 화장실과 세면장이 갖춰진 장소를 선택하자. 또, 가로등 하나 없는 노지나 물가는 자칫 고립되거나 위험할 수 있으므로 초보자는 피하는 게 좋다. 원칙적으로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나 차박캠핑이 가능하지만, 주차장이나 휴게소 등 공공장소에서 차량 밖에 거실공간을 만드는 것은 금물이다.

  • 2. 여름철에도 두꺼운 이불은 필수!
  • 차에서 자려면 시동을 꺼야 하는데, 산이나 강가에 위치한 캠핑장 특성상 밤이 되면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다. 낮에는 다소 덥더라도 침낭이나 두꺼운 이불을 꼭 가져가야 한다.

  • 3. 창문은 조금 열고 자기
  • 차에서 잘 때 공기 순환을 위해 창문을 조금 열어두고 자는 걸 권한다. 또한, 차 안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석유난로나 버너를 쓰면 가스중독·폭발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자.

  • 4. 쓰레기 회수는 기본 에티켓
  • 든 자리, 난 자리 티 안 나게 다녀가는 게 차박의 기본이다. 차박하면서 생긴 쓰레기는 모두 되가져와야 한다.

  • 5. 방역수칙 지키기
  • 차박은 기본적으로 비대면 캠핑이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지 주변의 식당이나 화장실을 이용할 땐 타인과 접촉이 불가피하다. 다른 사람과 2m 거리두기, 손잡이 등 손이 많이 탄 물건을 만진 뒤에는 꼭 손 씻기 등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자.



글. 윤진아
사진.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