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싱글골프 이야기 3
골프의 스윙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 중력, 원심력 등을 잘만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비거리를 낼 수 있는 운동이 골프다. 그런데 대다수의 초보골퍼가 어드레스 시 팔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어깨까지 위축되어 어깨 양 끝 부분이 위로 들리곤 한다. 골프의 기본자세는 ‘차렷’ 동작을 떠올리면 쉽다. 초등학교 체육시간, 선생님이 차렷 구령을 붙이면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자. 아마 (사진1)과 같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 자세에서 어깨와 가슴, 팔의 힘을 완전히 빼고 축 늘어뜨리자. 그것이 골프의 기본 어드레스 자세의 시초다.
이제 아래의 내용대로 따라 해보자. 필자가 비기너 시절 했던 연습방법이며, 지금도 종종 거울을 보며 잘 되는지 확인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우선 양발을 어깨너비만큼 벌리고 차렷 자세를 한다.(사진1) 이때 팔과 손, 가슴, 어깨에 전혀 힘을 주지 말고, 팔은 최대한 편하게 늘어뜨린다.(사진2) 그러면 팔이 허벅지 옆 재봉선보다 약간 앞으로 떨어질 것이다. 인간의 팔은 힘없이 축 늘어뜨리면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손 부분이 약간 앞으로 나온다는 것도 눈여겨보자. (사진 2~3) 팔을 늘어뜨렸을 때 팔꿈치는 약간 바깥쪽으로 구부러지는데, 이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다. (사진4)
골프채를 잡을 때 주의할 점은 다시 팔에 힘을 주어 자연스럽게 내린 팔꿈치의 각도가 직선이 되게 한다거나, 너무 힘을 많이 주어 팔꿈치가 안으로 꺾이게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사진5) 골프채를 잡을 땐 손의 악력으로만 그립을 잡아야 한다. 팔에 힘을 주어 잡는 것은 자연스럽게 내린 팔꿈치의 각도와 늘어뜨린 팔의 각도를 인위적으로 바뀌게 한다. 단, 손에 힘을 줄 때 팔의 근육이 움직이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니 개의치 않아도 된다.
다음은 허리를 어떻게 얼마나 굽히는지 알아보자. 주위를 보면 곱추처럼 등이 구부러진 자세로 스윙을 하는 골퍼, 엉덩이를 뒤로 빼 옆에서 보면 허리가 앞쪽으로 활처럼 휘어진 골퍼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모두 허리에 너무 힘을 준 채 어드레스를 하여 나오는 자세다. 골프를 오래 즐기려면 허리를 굽히는 힘과 방법을 한시 빨리 교정할 필요가 있다.
허리 굽히는 방법 역시 차렷 자세에서 시작한다. 이때도 팔과 어깨 가슴에는 완전히 힘을 빼야 한다. 그리고 허리만 가볍게 배꼽인사 하듯 서서히 구부린다. 이때 팔의 힘을 최대한 빼고 중력에 맡기면, 자연스럽게 손과 몸이 분리될 것이다. 서로 마주 잡은 두 손과 아랫배와의 간격이 주먹 약 1.5개가 들어갈 정도까지 굽혀 주면 된다. 만약 주먹이 2개 이상 들어간다면 허리를 너무 많이 허리를 굽혔다는 뜻이며, 주먹 1개 이하의 간격이라면 너무 굽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허리는 옆에서 보면 수직선상에서 약 35°~40° 정도 굽혀질 것이다. 참고로 타이거 우즈는 약 40° 정도다. 키가 클수록 굽히는 각도도 커진다. (사진6)
허리를 굽혔을 때 등선은 일직선에 가깝도록 곧게 펴고, 목선도 등선과 거의 직선에 가깝게 유지할 것을 권한다. 눈은 골프공에서 골프채 반 클럽 정도 앞을 주시하면서 공을 약간 내려, 깔아 보듯 머리를 잡으면 목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 단계는 다리, 즉 무릎을 굽히는 연습이다. 무릎 상부의 다리는 수직선상에서 약 15~20° 정도 굽히고, 무릎 하부의 다리는 약 2~3° 이내로 굽히는 정도로 무릎을 앞으로 빼면서 살짝 주저앉으면 된다. 이때 상부의 다리 각도가 너무 많이 굽혀지지 않게 조심하자. 약 10~15° 정도 살짝 굽히는 것은 괜찮으나 20° 이상 굽히면 스윙 시 제대로 파워를 내기 어렵다.
이제 몸에 힘을 빼고 무릎을 살짝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자. 추천하는 각도는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힘들이지 않고 오랫동안 지탱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각도다. 본인이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자세가 가장 좋은 자세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허리 굽히는 각도가 상부 다리 굽히는 각도보다 약 2배 정도로, 다리 굽히는 각도보다 허리 굽히는 각도가 크다는 사실이다. 집에서 거울을 옆에 두고 본인의 허리와 무릎 각도를 체크해보자. 만약 위 각도보다 차이가 많이 난다면 교정과 체크를 몇 번이고 반복해야 한다. 필자는 지금도 종종 거울을 통해 옆모습과 앞모습을 관찰하며 등은 곧게 펴져 있는지, 오른쪽 어깨가 열리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지금까지 어드레스의 옆모습을 보았다면, 이제부터는 앞모습을 설명하고자 한다. 골프채를 잡을 때 오른손이 왼손보다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에, 오른쪽 어깨가 약간 아래로 떨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정면에서 보면 어깨선은 수평이 아니라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7) 어깨는 앞이 아닌 옆으로 떨어지게 해야 한다. 오른쪽 어깨를 앞으로 떨어뜨리면 어깨가 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가끔 지인들에게 자세를 알려주곤 하는데, 오른쪽 어깨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왼쪽 어깨를 위로 올리는 골퍼가 의외로 많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는 자세가 잘 안될 경우엔, 골프채를 잡은 상태에서 양쪽 어깨를 한두 번 흔들어주는 것도 좋다. 필자는 어깨 힘을 빼기 위해 스윙 전 어깨를 자주 흔들면서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어드레스 시 양발의 체중 분배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미들아이언과 롱아이언의 경우엔 양발에 균등하게 체중을 두는 것을 권하며, 드라이버는 약간 오른발 쪽, 쇼트아이언인 웨지는 왼쪽에 둘 것을 권장한다. (사진 7, 8)
앞뒤 기준의 체중분배는 약간만 앞쪽에 힘을 실어야 스윙할 때 파워를 내기 좋고 안정적이다. 어드레스 자세 중 누군가 몸을 뒤로 밀었을 때 뒤로 넘어지거나 밀린다면 앞뒤 체중분배를 잘못했다고 보면 된다. 발바닥에 힘을 실을 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발바닥 전체에 골고루 체중을 싣고 편하게 다리를 구부려야 한다는 것이다. 발바닥 안쪽에 힘을 싣기 위해 무릎을 인위적으로 모으는 자세는 부자연스러운 스윙을 유도한다.
골프채를 잡고 어드레스 자세를 취했을 때 클럽을 잡은 손이 왼쪽 허벅지 안쪽에 있는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정면에서 거울을 봤을 때 드라이버는 대문자 Y모양이 나오게 잡는 것을 권하며, 아이언은 소문자 y와 대문자 Y의 중간 정도의 모습이 나오면 좋다. (사진 7, 8)
어드레스 시 손의 위치가 왼쪽 허벅지 바깥 부분에 위치하는 골퍼가 생각 외로 많다. 이런 경우 손의 날로 임팩트하는 경우가 잦아 슬라이스를 유발할 수 있다.
어드레스에 관한 조언은 아무리 많이 해도 과하지 않다고 믿기에, 신체부위별로 상세하게 언급하다 보니 글이 길어진 듯하다. 비기너 시절, 필자는 어드레스 자세를 갖추기 위해 거울을 많이 이용했다. 꾸준한 어드레스 자세 연습이야말로 로핸디 골퍼로 가는 지름길이 되어줄 것이다. 싱글이 되는 그날을 위해, 나날이 거울과 더 친해지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