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팀 송치호 연구원
물론 IQOS가 일본에서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은 수치로 분명히 증명되는 사실이다. 15년 출시 이후 16년 1분기 M/S 0.8%에서 17년 2분기에는 M/S 10%까지 급증했다. 일본에서 센다이의 점유율은 17년 들어서도 빠른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1월 말 기준 M/S 12.9%에서, 7월 초에는 17.1%까지 상승했다. 일본 전국기준으로도 7월 초 12.7%를 기록하면서 분명한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
첫 출시 후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빠른 상승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에서의 성공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일본만의 현상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남을 수 있다. 그럴한 한 것이, 유럽의 시장점유율 상승은 일본과 달리 완만하다. 이 중 이탈리아는 나고야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먼저 IQOS가 출시된 지역(밀란)이다. 이탈리아는 17년 1분기 M/S 0.5%, 스위스는 0.9%, 포르투갈은 0.4%를 기록하면서 일본의 급증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서울 시장점유율 5%.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일본에서의 숫자와 비교해보자. 일본에서 정식 출시는 14년 11월에 나고야시에서 실시되었다. 나고야의 1000개 리테일 매장에서 판매되었으며, 세계 최초의 플래그십 매장도 같이 오픈하였다. 이후 아이코스의 전국단위 출시는 15년 9월에 이루어졌다. 이를 통한 빠른 시장 확대로, 16년 1분기에는 M/S 0.8%를 기록하면서 시장침투율 상승의 본격적 시작점을 보여주었다. 일본에서는 지방도시에서 첫 테스트가 진행되어, 전국기준 출시는 1년 가량이 걸린 것과 달리, 한국은 가장 큰 도시인 서울에서부터 편의점 망을 통해서 유통되기 시작하였다. 아직 전국단위의 시장점유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첫 출시 후 3개월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는 예상대비 분명히 빠른 시장 침투를 보여준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에서 향후에 일본처럼 IQOS의 시장침투율이 빠르게 올라갈 것인가?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숫자다.
전자담배와 관련하여 중요한 이슈가 하나 있다. 신제품을 내는 주체가 정말로 진지한가라는 의문이다. 정말 진지할까? 레귤러담배에 가장 큰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그들이 왜 전자담배에 적극적일까? 카니발라이제이션이 두렵지 않은 것일까? 일반적인 경우는 보통 업계의 2~3위 들이 혁신을 시도한다. 기존의 경쟁의 틀을 깨기 위해서 말이다.
이와 관련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를 통한 전자담배 확산에 분명히 진지하다고 판단한다. 우선 전자담배의 강력한 홍보 자체가 레귤러담배에는 부담이 되는 마케팅방법이다. 레귤러담배의 위험성을 상대적으로 강조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거 R.J. Reynolds의 '프리미어' 및 '이클립스' 홍보과정에서도 '더 안전한 담배'에 대한 강조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되는 마케팅방식이었다.
필립모리스는 심지어 전자담배에 의한 레귤러 담배의 대체에 대한 비전을 말하고 있다. 레귤러담배의 위험성을 강조하는데에 거리낌 없이, 강력하게 전자담배의 대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경고그림의 도입, 플레인 패키징의 도입, 각종 소송 및 규제를 통해서 과거 80년대와는 다른 수준의 담배에 대한 위험성이 소비자 들에게 각인되어있는 것도 중요한 배경이 될 것이다.
그 다음은 차세대 담배의 지속적인 출시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코스의 플랫폼 2~4의 차세대 아이코스가 출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아이코스 플랫폼 2의 경우 담배와 유사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아이코스가 레귤러 담배의 포지셔닝에 부가한 추가적 틈새 니즈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 레귤러 담배 포지셔닝과 유사한 포지셔닝으로 후속제품을 내는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정말 소비자들이 진지한가를 생각해 보자. 아무리 생산자가 진지하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진지하게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특히 이번 아이코스 열풍의 진원지가 된 국가를 보자. 하필이면 일본이다. 일본은 일명 로켓소비(유행이 매우 빠르고, 사이클이 짧음)로 유명한 국가이다. 만약 소비자들이 아이코스를 유행으로 생각하여, 잠시 소비하다가 다시 레귤러 담배로 돌아가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일본은 14년 하반기 첫 출시 이후 3년 가량이 경과했으며, 지금도 빠르게 일본 내 각 지역별 점유율이 상승하는 점을 감안하면 로켓소비로 대표되는 짧은 유행의 단계는 지난 듯하다.
이베스트 소비재팀은 9/4~9/6에 걸쳐 일본 도쿄에 소재한 주요 일본 소비재기업을 탐방하였다. 글로벌 소비재포트폴리오 안에서 투자기회 탐색 및 세부카테고리에 대한 연구 차원이었다. 글로벌 담배산업의 Top5 기업에 속하는 Japan Tobacco도 물론 방문하였다. 인터뷰 과정에서 일본인들이 전자담배를 소비하는 배경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Japan Tobacco는 4가지 이유를 제시하였다. 1) 냄새를 피하기 위해서, 2) 새로운 디바이스에 대한 체험, 3) 적은 위험에 대한 기대, 4) 금연에 대한 니즈 등의 4가지를 제시하였다. 이중에서도 타인에게 간접흡연 및 냄새를 전달하기 않기 위한 요인은 상대적으로 더욱 강조되었다.
왜 유사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유럽대비 일본의 소비자 호응이 매우 높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1) 일본인의 특성, 2) 위해요인 감소에 대한 기대감, 3) 유럽과는 다른 일본의 규제 등을 언급하였다.
그래서 결론이 무엇인가라고 물으실 수 있다. 전자담배는 유행으로 그친다는 것인가? 아니면 지금부터의 메가트렌드로 형성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위해서는 한국에서의 빠른 침투의 함의점에 대해서 뜯어볼 필요가 존재한다. 17년 9월 보스톤에서 개최된 Consumer Conference에서 필립모리스는, 빠른 한국 침투의 배경에 대해서, 이미 출시되기 이전부터 10% 수준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었던 아이코스 인지도를 지목하였다. 한국은 일본과는 달리 전자담배가 이미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어, 과거 흡연자들의 전자담배 경험이 존재한다. 또한 전자담배 마케팅에 있어서 일본보다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들어서,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실제 아이코스 흥행에 있어서는 논란이 존재하던 지역이다. 14년 하반기 출시 이후, 16년 1분기 M/S 0.8%를 얻기까지는 일본에서 1년 반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다. 초기에 인지도를 쌓는데에 시간이 걸렸고, 가열식 전자담배의 특성상 사용법이 상대적으로 복잡한 것이 초기 전파속도를 완만하게 했다. 그 다음 일본에서의 1년 반을 보자. 16년 1분기 M/S 0.8%에서 17년 7월에는 12.7%로 수직 상승하였다. 필립모리스는 그 배경으로 처음에는 일일이 소비자에게 직접 설명해야 했으나, 일정부분 인지도가 퍼진 이후에는 스노우볼 효과가 나타난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현재까지의 전자담배는 일본을 중심으로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일본 외 지역에서의 완만한 성장의 이분화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축적되는 소비자인지도 효과로 전자담배의 확산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자담배의 확산이 담배산업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레귤러 담배의 수요는 향후 어떤 경로를 통해서 움직일 것인가? 어느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어떠한 속도로 변해나갈 것인가? 레귤러담배는 젊은 층 위주로 침투되고, 중장년 층에게는 보다 완만한 곡선을 그릴 것인가? 담배의 소비를 증가시킬 것인가? 아니면 감소시킬 것인가? 레귤러담배와 전자담배는 혼용할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대체될 것인가? 전자담배의 Q Dynamics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볼 때가 되었다.
아이코스는 현재 충전시간이 필요한 제한점으로 인하여, 연속적인 흡연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차세대 제품이 이 부분을 개선하기 전에는 일시적으로 담배소비의 소폭 감소(아이코스+일반레귤러담배)가 발생하거나, 레귤러 담배와의 혼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레귤러 담배를 혼용하는 층은 담배 냄새에 대한 부담, 위해물질을 줄이기 위한 필요성에 의해서 전자담배로 유입된 층임을 감안하면 맛에 대한 불만 때문에 전자담배에서 이탈하는 층이 아니라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앞서 한국/일본의 소비자 인터뷰 및 Japan Tobacco 탐방을 통해서 얻은 시사점은 금연을 위한 목적보다는 담배 애연층의 냄새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더 주된 목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필립모리스는 초기에 비흡연자 층의 유입은 제한적인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할시에는 총 담배수요에 주는 영향은 중립적으로 판단한다.
담배에서 장기적으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떻게 변해갈까? Japan Tobacco는 2030년까지 전체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의 비중을 30%를 넘어설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 어떻게 될까? 한국이 일본보다는 타인의 간접흡연을 피하기 위한 용도의 소비가 적고, 과거 전자담배의 소비경험이 존재하며, 전자담배 규제가 일본 보다는 타이트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비중보다는 낮을 수도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앞서한 논의들을 종합해보면 현 시점에서는 글로벌 담배주식 가운데는 PMI(필립모리스)만이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말할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식은 생각만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전세계에서 가장 스토리 좋은 주식을 찾아내면 그것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주식을 찾은 것이 되는 것일까? 물론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스토리를 가진 주식을 찾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기울이면 찾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의 주식의 역사를 살펴보면 좋은 기업=좋은 주식이라는 등호가 깨진 사례는 많다.
물론 현 시점에서는 PMI(필립모리스)는 전자담배관련 선점효과 및 경쟁우위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필립모리스가 전자담배관점에서는 좋은 기업일 수 있으나, 총체적인 담배기업관점에서 좋은 기업인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필립모리스가 장기적으로 영원히 성장하는 기업인가의 여부도 흡연율이 감소해나가는 담배산업의 특성상 보다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그리고, 담배기업 관점에서 좋은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좋은 주식인지에 대해서는 가격관점에서의 보다 디테일한 검토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하나의 이슈(전자담배)에 대한 검토도 중요하지만, 그 기업(주식)을 구성하는 총체적 요인에(전체 포트폴리오, 리스크, 가격 등) 대한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편, 글로벌 담배 포트폴리오 안에서 KT&G는 어떻게 보아야할까? KT&G는 전자담배 포트폴리오관점에서는 후발주자로, 필립모리스 등 글로벌 Peer 대비 아쉬우나, 1.3조원대의 높은 영업이익 규모로, 초기 전자담배 침투 과정에서는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보다 적을 수 있다. 다만, 전자담배의 침투과정이 일본의 사례처럼 스노우볼 효과를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예상보다 침투속도가 빠를 시에 실적 하락속도보다 밸류에이션 하락이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리스크 요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KT&G가 강점을 가지는 신흥시장 위주의 수출담배사업은 전자담배 침투영향이 적은 지역으로, 여전히 기대감이 존재한다. 이에 수출담배 성장성 및 낮은 P/E Valuation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부각될 수 있는 요인이다. KT&G는 향후 출시되는 전자담배를 통해서 전자담배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본 자료는 당사에서 2017년 9월 18일에 발간한 “전자담배 스페셜리포트 – 전자담배발 담배 산업혁명” 보고서를 각색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동 보고서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