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뮤직페스티벌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소란을 모르긴 어렵죠. 지난해 ‘뷰티풀 민트 라이프’ 페스티벌에선 2년 연속 최고의 아티스트(MVP)에 선정되며 대세 밴드임을 입증했고요. 수많은 공연을 해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언제였나요?
Q. 홍대 버스킹이든, 대규모 페스티벌이든, 클럽 공연장, 방송이든 관객들을 순식간에 ‘소라너(소란 팬클럽)’로 바꿔버리잖아요. 소란 공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드럼 편유일) 관객들과의 호흡?!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춤을 알려드리기도 하고요.(웃음) (기타 이태욱) 말쑥하고 깔끔한 어쿠스틱 사운드죠. (베이스 서면호) 영배 형의 입담이 워낙 좋아요. 영배형은 얼마 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MC를 맡기도 한, 우리 사이에선 유느님 못지않은 달변가여서, 제가 관객이라도 마음을 열고 기분 좋게 공연을 즐길 것 같아요. 물론, 음악도 신나고요. (보컬 고영배) 예전엔 관객의 90% 이상이 여자였는데, 요즘엔 남자가 늘었어요. 소란 음악이 마냥 달달하기만 할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다가, 우연히 공연을 본 뒤로 점점 빠져드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웃음) 노래는 물론 애드립까지 따라 부르는 남자 관객도 종종 눈에 띄는데, 남자가 앞에서 따라 부르니까 은근히 신경 쓰이더라고요. 하하!
Q. 며칠 전 신곡 ‘그런 노래’와 ‘벚꽃이 내린다’의 리릭시네마와 함께 일명 ‘십센치 디스곡’의 라이브 버전이 공개돼 또 한 번 화제가 됐어요.
(보컬 고영배) 다양한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왔는데, 지난해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공개된 ‘밴드음악계의 디스전’이 화제가 됐더라고요. ‘봄이 좋냐??’로 인기를 끈 10cm에게 ‘봄이 좋냐가 좋냐?’로 응수한 패러디곡인데요. ‘돈이 그렇게도 좋냐 십센치들아!’ 뭐 이런 가사로 시작해 ‘결국 인기는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로 끝나는 노래입니다.(웃음) (기타 이태욱) 팬들의 요청으로 라이브 버전을 공유했어요. 사실 우린 ‘밴드계의 태진아와 송대관’으로 불리는 허물없는 사이에요. 데뷔 전 버스킹 시절부터 이어진 우정이죠. 10cm의 권정열은 소란 1집 ‘미쳤나봐’에 이어 이번 앨범 ‘너를 보네’에도 피처링으로 참여했고요.
Q. 소란의 음악은 이름과는 달리 편안해요. 감각적인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 탄탄한 연주가 섞인 일명 ‘연애를 유발하는 음악’들은 소란의 정체성이죠. 노래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베이스 서면호)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여자와 위로하는 남자의 시각이 어우러진 ‘살빼지 마요’처럼, 기분 좋게 노골적인 가사에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보컬 고영배) 경험이든 아니든, 곡을 쓴 사람의 진심이 전해지면 된다고 생각해요. ‘너를 보네’의 경우엔 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고 만든 곡이에요. 극 중 서현진 씨가 “나 심심하다 진짜!”라고 말하는 걸 보고 ‘같이 영화 보고 싶다 진짜!’라는 가사를 썼죠.
Q. 공백기 없이 싱글, 프로젝트 음원, OST를 발매하고 각종 페스티벌, 공연으로 쉴 새 없는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나만의 비기가 있다면?
(드럼 편유일) 무대에서 완성도 있는 연주를 하기 위해 매일 드럼 연습을 거르지 않는 것?! (보컬 고영배) 저는 꿀성대를 보존하기 위해 샤워할 때마다 발성 연습을 해요. (베이스 서면호) 장기공연, 나아가 월드투어 공연도 거뜬히 소화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저는 매일 5㎞ 이상 뛰거나 걷습니다.(기타 이태욱) 다른 멤버들에 비하면 소박한 투자법이지만, 저는 가장 중요한 마음의 평화를 위해 매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놓치지 않고 있지요.(웃음)
Q. 전곡을 신곡으로 채운 앨범을 발매하는 건 요즘 가요계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지요. 최근 발매한 정규 3집 ‘CAKE’는 전 곡이 완성도 높은 노래로 채워졌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드럼 편유일) 싱글보다는 하나의 이야기를 족적처럼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앨범명 ‘케이크’도 선물 같은 음악이라는 뜻이죠. 전곡 모두 타이틀곡처럼 좋아해주셔서 기쁩니다. (보컬 고영배) 그동안엔 주로 제 곡을 실었는데, 이번엔 멤버 각자가 곡을 쓰고 조율해나가면서 진짜 밴드가 된 것 같아요. (기타 이태욱) 9번 트랙 ‘잠들 때까지’가 제가 쓴 곡입니다.(웃음) (베이스 서면호) 제 곡은 보사노바에 소란의 감성을 동시에 넣은 ‘타인이 되어’인데요, 도입부에 아련하게 깔리는 아코디언 소멜로디를 집중해서 들어주세요!
Q. 소란의 노래처럼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베이스 서면호) 퍼펙트데이 공연은 끝났지만, ‘해브 어 나이스 데이 #4’,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7’, ‘청춘페스티벌 2017’ 등 다양한 봄 페스티벌에 출연할 예정입니다. (기타 이태욱) 결성 초기만 해도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이었어요. 클럽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멤버들과 장난처럼 얘기했죠. 언젠가 음악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고,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하자고요. 그런데 정말 기적처럼 다 이뤄졌어요. (드럼 편유일) 1집은 뭣도 모르고 시작했고, 2집 때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3집은 우리의 자연스럽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죠. 우리도 행복하고 듣는 사람도 행복한 노래를 계속 들려드리고 싶어요. (보컬 고영배) 도전하고 투자할 거리들을 찾아 후회 없이 몰입하다 보니 삶이 훨씬 즐거워졌어요. 세상 구석구석 ‘더 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재미’를 배달하고자 크고 작은 공연을 꾸준히 열고 있으니, 이베스트투자증권 가족분들도 꼭 놀러 오세요! 모쪼록 저희 음악이, 여러분이 땀 흘리며 일한 뒤 쭉 들이켜는 시원한 맥주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글. 윤진아
사진. 김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