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Map

여름밤을 깨우는
새로운 트렌드

별 헤는 밤,
천문대 '스테이'

해가 저물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
한여름 밤 평상에 누워 쏟아져 내릴 듯한 별무리 속에서 별자리를 찾아본 적이 있는지.
이제 그런 낭만적인 경험은 하기 어려워졌다고 낙담하지 말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우리를 신비한 우주 속으로 이끌어줄 여행지가 있다.
하늘과 숲과 달과 별, 그리고 저마다의 여행자가 품은
그 무수한 이야기들을 풀다 보면 아마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이다.

별 보는 펜션 가평 트라페지움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 칠흑같이 무거운 밤의 정적을 깨트린 건 빛이었다. 휘황찬란한 달빛, 아스라한 별빛, 작은 전구들이 모여 반짝반짝 따스한 풍경을 연출하는 불빛 하나로 공기가 달라지고 사람들의 표정이 바뀐다. ‘달밤에 별 구경’이라는 운치 있는 코스에 캠핑을 버무린 천문대 스테이가 인기다. 경기도 가평에는 별 보는 펜션이 있다. 공기 좋은 곳이어서 드문드문 보이는 별이 아니라, 천문대 시설을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이태형 교수가 망원경을 세운 ‘트라페지움’이다. 이태형 교수는 한국인 과학자 최초로 소행성을 발견했고, 강원도 영월과 경남 김해 등에 시민천문대를 세운 별박사다.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작품 월화정인 속 달 모양을 보고 그림의 제작일자를 고증해낸 일화도 유명하다.


땅거미가 내려앉으면 자연은 숨겨둔 오색 보석을 천천히 꺼내 보인다. 산자락을 연잎처럼 두른 고즈넉한 숲의 야경은 수만 개의 눈이 빛나는 시가지와는 또 다른 운치를 자랑한다. 송림이 울창하게 들어찬 호젓한 오솔길을 거닐다 별 구경까지 하다 보면, 마치 우주 속을 거니는 듯한 몽환적인 기분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가 만든 곳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트라페지움은 천문 관련 학과 대학생들이나 별자리 동호회 멤버들의 엠티 장소로도 인기다. 메인 망원경 말고도 5개의 크고 작은 보조 망원경이 있으니, 혹 사람이 많이 몰려도 문제없다. 아이들이 껌뻑 넘어가는 코스는 달을 볼 때다. 움푹 팬 분화구까지 선명하게 잘 보이기 때문이다. 망원경 뷰파인더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고 달 사진을 찍는 것도 필수코스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카시오페이아, 도마뱀, 백조, 독수리 등 여름철 별자리를 찾다 보면 어느새 우주 속 티끌 같은 우리의 미미한 존재를 느낄 수도,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주소: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150번길 27-11 /



우주여행도 하고, 캠핑도 하고
옥토끼우주센터 옆 강화캠핑파크

캠핑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막상 텐트를 다 치고 고기까지 구워 먹고 난 다음엔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다는 사람이 많다.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 자라난다. 부모가 일일이 준비하지 않아도 놀이와 교육과 체험 코스를 두루 섭렵하며 캠핑의 묘미를 배가해줄 조력자가 여기 있다. 폐교된 분교를 정비해 만든 인천 강화캠핑파크는 온 가족이 놀기 딱 좋은 여행지다. 오래된 학교의 추억을 품은 나무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광활한 잔디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으며, 토요일에는 클레이 체험도 할 수 있다. 그뿐인가. 캠핑장 인근에는 아이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옥토끼우주센터도 있어, 꿈과 상상력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다.


어쩌면 아이보다 어른이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 달에 사는 토끼가 옥방아 찧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옥토끼우주센터다. 옥토끼우주센터는 우주과학박물관 / 공룡의 숲 / 은하수 유수풀 / 사계절 썰매장 / 물대포공원 / 로봇공원 / 엔젤가든 / 토끼의 성 등 8개 코스로 되어 있다. 전체 코스를 꼼꼼히 돌아보려면 하루는 너끈히 걸릴 정도로 다채로운 코스를 자랑한다. 3층 전시관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래도시 꼬마기차도 마련돼 있다. 1~4층의 넓은 공간 곳곳에서 다양한 우주체험도 할 수 있다. 우주복을 입고 우주인도 되어보고, 로켓 등의 체험기구를 타며 실제 우주에서 로켓을 타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경험해볼 수도 있어 도통 지루할 틈이 없다.

/ 강화캠핑파크: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신촌로146번길 14-11 /
/ 옥토끼우주센터: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강화동로 403 /



글. 윤진아
사진. 김선재, 옥토끼우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