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Out

한여름 천만 송이 연꽃의 향연

충남 부여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가 흐르는 땅, 부여를 여행하려면 7월이 가장 좋다.
서동 탄생설화와 선화공주와의 사랑 이야기가 깃든 서동연꽃축제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낭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난분분 버들잎이 흩날리는 길목마다 1,400년에 걸친 전설이 켜켜이 스며들어 있다.
걷다가 쉬다가 백제를 만나거든, 그 처연한 아름다움에 맘껏 탄복하면 그만이다.

1400년 대백제 깨우는 연꽃, 궁남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 궁남지는 백제 무왕이 선화공주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궁 남쪽에 못을 파고 만들었다고 한다. 10만여 평의 습지에 홍련, 가시연, 백수련 등 50여 종 1000만여 송이의 연꽃이 만개하는 궁남지는 한여름 버드나무와 함께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연못 한가운데 용을 품었다는 포룡정과 연꽃단지 곳곳에 추억어린 원두막이 놓여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는 물론 야생화와 수생 식물이 있어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서동연꽃축제, 부여를 밝히다

7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궁남지 일원에서 ‘제12회 부여서동연꽃축제’가 펼쳐진다.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꼽힌 알짜배기 축제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부여서동연꽃축제는 지역축제로 시작해 어느덧 100만 명이 찾는 대한민국 여름철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휴식공간을 대폭 확대해 관광객들이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도록 쉼터를 새롭게 마련했다.

2018 부여서동연꽃축제는 '세계를 품은 궁남지, 밤에도 빛나다!'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인도, 이집트, 카메룬,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스리랑카 등 연꽃이 국화(國花)인 7개국의 연꽃정원과 해외 연꽃나라에서 준비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우선, 해외 연꽃나라 정원에는 7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조형물과 야간경관으로 연출해 주·야간 관광객들에게 이색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개막식에는 7개국의 주한대사와 함께 '세계연꽃 씨앗 전달식'과 '해외 연꽃나라 공연' 등 세계인과 함께 즐기는 글로벌 축제가 펼쳐진다.

궁남지 포룡정을 중심축으로 대형 연꽃유등, 서동선화 홀로그램 무빙쇼 등이 어우러진 ‘천화일화 연꽃 판타지’ 이벤트도 기대를 모은다. '천화일화'는 천송이 연꽃이 모여 하나의 연꽃이 된다는 뜻으로, 세계가 하나 되고 분단된 국가가 통일이 되며 온 국민이 화합하고 사랑한다는 뜻을 담았다. 화려했던 사비왕국을 재현한 사비궁과 서동선화의 사랑이야기, 겨울사슴이 노니는 모습을 LED 야간경관으로 연출한 ‘연꽃 겨울왕국’도 무더위 속 시원한 장관을 선사할 예정이다.

삼국사기에는 무왕과 왕비가 뱃놀이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모티브로 궁남지 연지에서 서동선화 연지카누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전문 MC가 진행하는 ‘사랑의 언약식’을 비롯해 ‘연꽃 노래자랑’, 버스킹 공연, 다채로운 수상 이벤트 등등 꽉 짜인 백제의 낭만이 여행객을 기다린다.

백제의 흥망을 모두 지켜본 부소산

잊혀진 왕도는 처연하다. 부소산은 백제왕실의 후원이자 최후의 보루였다. 뒤로는 백마강이 흐르고 아래로는 부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대비경을 간직한 부소산은 삼천궁녀가 꽃잎처럼 떨어져 절개를 지킨 ‘낙화암’과 계백장군의 위패가 모셔진 ‘삼충사’, 천년고찰 ‘고란사’가 유명하다. 1,400년의 해와 달을 물살에 떠나보낸 백마강에는 굽이굽이마다 황포돛배 나루터가 즐비하다. 굽이굽이 백제를 품은 나루터에 걸터앉아 있노라면, 물살에 떠나보낸 영욕의 세월이 눈앞에서 흘러가는 듯하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 부여를 기억하려고 만든 백제문화단지는 조성 기간만 17년이 걸렸다. 찬란했기에 더욱 애잔하게 스러진 사비궁을 비롯해 왕실 내에 있던 능사를 원형대로 재현했고, 고분공원과 생활문화마을, 위례성 등 남녀노소 모두의 발길을 잡을 볼거리가 다양하게 들어서 있다.

의미 없는 관광지는 부여 어디에도 없다. 백제 왕릉이 모여 있는 능산리 고분군에는 의자왕과 아들 융의 가묘를 비롯해 왕과 왕족의 것으로 추측되는 5기의 무덤이 더 있다. 정림사지에는 정림사지박물관과 5층석탑이 함께 있다. 패망한 왕국의 말로일까. 넓은 터에 덩그러니 서 있는 석탑은 신라시대 탑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인데, 화려했던 유적은 보존된 게 없고 드문드문 남아 있는 흔적을 둘러싼 추측과 전설뿐이다. 백제를 더 자세히 보려거든 국립부여박물관에 가야 한다. 상설전시실과 야외전시장은 물론 다채로운 체험거리가 가득한 어린이박물관까지, 알찬 역사여행이 당신을 기다린다.

2018 부여서동연꽃축제 안내
기간: 7월 6일(금) ~ 7월 15일(일)
장소: 서동공원 궁남지 일원
입장료: 무료 (체험비 별도)
문의: 041-830-2211~2212
글. 윤진아
사진.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부여서동연꽃축제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