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People

금빛 질주 Start!

한국 바이애슬론 새 역사 쓴다

평창 설원에서 2018년 첫 [Focus People]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한층 강한 전력으로 무장한 바이애슬론 국가대표팀도 새 역사를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많은 기록이 새롭게 쓰일 2018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선수들의 금빛 질주를 조만간 평창에서 지켜볼 수 있을 듯하다.


평창동계올림픽 D-30,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다

한파 특보가 내려진 강원도의 칼바람을 뚫고 설원을 질주하던 선수들이 가쁜 숨을 참으며 과녁을 조준한다. 걷기도 벅찬 눈 위에서 누가 제일 빨리 달리고 가장 정확하게 총을 쏘는가를 겨루는 바이애슬론은 체력, 지구력, 집중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극한 경기다.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만난 박철성 국가대표팀 감독은 “메달권에 들기가 쉽진 않지만, 이번 올림픽이 중대한 전환점이라는 각오로 고강도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바이애슬론은 ‘설원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한 스포츠다. 라틴어로 ‘둘’을 뜻하는 바이(bi)와 ‘경기’를 뜻하는 애슬론(athlon)이 합쳐졌다. 국내에선 낯선 종목이지만, 바이애슬론이 유래된 북유럽에서는 인기가 매우 높고 선수층도 두텁다. 아직 한국의 바이애슬론 경기력은 세계적인 수준과 격차가 큰 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국가대표팀은 러시아 출신 귀화선수들을 영입했다. 티모페이 랍신, 안나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압바쿠모바 등 총 3명이다. 랍신 선수는 2017-2018 IBU CW 대회에서 8위에 올라 한국 남자선수 최초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에바쿠모바 선수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5㎞ 개인경기에서 5위에 올랐다. 프롤리나 선수는 지난 1월 5일(한국시각) 독일에서 열린 IBU 월드컵에서 14위에 골인, 이번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현재 한국 바이애슬론은 여자 4명, 남자 1명 출전권을 얻은 상태다. 변수가 워낙 많은 바이애슬론은 20위권 내에 들면 언제든 1위를 할 수 있는 종목인 만큼, 특히 중상위권에 있는 여자부 선수들의 경우 메달을 기대해볼 만하다.



숨소리, 총소리에 아드레날린 솟구친다

국내파인 문지희 선수도 1월 5일 IBU 월드컵에서 자신의 최고성적인 30위를 기록하며 추적 경기 출전권을 획득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2014년 소치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문지희 선수는 요즘 평창올림픽에 맞춰 컨디션 조절에 여념이 없다. 올림픽의 성공을 논할 때 자국 선수들의 노력과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단다.

“바이애슬론은 정신적인 중압감과 육체적인 어려움이 큰 종목이지만, 조금씩 성장하며 불모지를 개척해왔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제게 평창은 세 번째 올림픽인데요. 은퇴 전 마지막 출전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프롤리나, 에바쿠모바와 함께 처음으로 계주도 달려요. 뛰어난 귀화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도 하게 됐죠. 남은 기간 모든 걸 쏟아부어 후회 없는 경기, 스스로 만족하는 경기를 펼치고 싶습니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개인 동메달을 거머쥔 남자부 김용규 선수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다짐했다.

“바이애슬론이 한국에선 비인기 종목으로 취급받지만, 북유럽에서는 인기가 높더라고요. 실제로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가보면 관객의 환성이 엄청나게 큰데, 큰 경기가 열리면 그 지역 주민들이 모두 모인대요. 한국에서도 관객과 뜨겁게 교감하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요. 올림픽은 다른 대회들과는 확실히 다르게 책임감도 좀 더 크고, 욕심도 납니다. 국민을 들썩이게 할 멋진 경기로 대한민국 바이애슬론의 새 역사를 견인하겠습니다.”


규칙 알면 더 ‘꿀잼'

스키를 신고 일정한 거리를 크로스컨트리 스키로 주행하다가, 지정된 지점에서 총 4회 사격(스프린트 게임은 2회) 후 결승점에 들어오는 경기인 바이애슬론은 사격에서 순위가 자주 바뀐다. 박철성 감독이 이베스트투자증권 가족들을 위해 바이애슬론 경기 관전포인트를 짚어줬다.

“관객 입장에서 어쩌면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은 스키 코스를 전력 질주하던 선수들이 사격 트랙으로 들어서는 순간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때 선수들의 맥박이 보통 180 정도인데, 매트에 서서 총을 벗고 자세를 잡는 10초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150 이하로 떨어집니다. 빠른 맥박에도 높은 명중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훈련해왔기 때문이죠.”

스키 코스를 우수한 성적으로 돌고 왔더라도 사격 실수로 인해 순위가 역전될 여지가 많다. 표적을 명중하지 못하면 별도의 150m 코스를 돌아야 하는 벌칙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박철성 감독은 “가장 먼저 사격장에 도착한 선수도 과녁을 맞히지 못하면 하염없이 ‘뺑뺑이’를 돌아야 한다. 이 시점에 특히 변수가 많아, 30위권 안에 있는 선수 중 누가 메달을 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오직 바이애슬론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짜릿한 박진감을 이베스트투자증권 가족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는 한국 동계스포츠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관심조차 없었던 비인기 종목이 국민에게 알려지고 많은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의 바이애슬론 훈련 환경은 아직 열악해요. 법적으로 총기 소유가 금지돼 총과 친하게 지내지 못한다는 것도 아쉽죠. 유럽 선수들은 늘 총기를 옆에 두고 만지면서 익숙해지는데, 한국은 훈련이 끝나면 무기고에 총기를 넣어놔야 하거든요. 이번 올림픽의 목표는 물론 상위권 진출과 메달 확보입니다만, 그보다도 국민들에게 즐거운 경기를 보여드리고, 어려운 환경을 딛고 훈련해온 선수들이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며 성장하길 바랍니다. 감독, 코치, 선수단 모두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훈련해왔으니, 좋은 성과를 예상합니다.”

0.01초로 승패가 판가름 나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 그 안에서 느끼는 희열이 어떤 건지 정확히는 몰라도, 선수들의 열띤 표정을 통해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의 인터뷰가 진행된 날도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선수들은 혹한 속 설원을 달리고 또 달렸다.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쉬지 않고 달리는 선수들의 태극마크 위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뜨거운 응원이 함께 펄럭일 것이다.




글. 윤진아
사진. 정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