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이 품은 호수를 거닐다
서울에서 잠시 떠나왔을 뿐인데 조금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는 춘천은 접근성이 좋다. ITX청춘과 경춘선 전철이 들어오면서 춘천을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봄내’라는 예쁜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도시, 산 좋고 물 좋은 춘천에서의 하루는 심심할 틈이 없다.
총길이 174m 전망대인 ‘소양강 스카이워크’에서 인생샷부터 남겨 보자. 소양제2교 맞은편 춘천호반에 개장한 국내 최장의 스카이워크 교량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춘천의 새로운 여행명소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투명강화유리에 비춰 발아래 또 다른 하늘과 구름이 담긴다. 입장료 2000원을 받지만, 춘천지역 전통시장에서 사용이 가능한 춘천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주니 무료인 셈이다. 스카이워크에서 몇 걸음 옮기면 그 유명한 ‘소양강 처녀상’도 만날 수 있다. 해 질 무렵이면 아름다운 소양강의 낙조가 감탄사를 자아내고, 어둠이 내리면 낮 동안 숨죽여온 오색조명이 켜져 또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거, 카누 타기 딱 좋은 날씨네!
청명한 하늘 아래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여유를 즐기기 제격인 가을. 물길 따라 낭만이 넘실거리는 의암호에서 카누 타며 수중산책을 즐겨 보자. 하루가 다르게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자연과 잔잔한 물살을 타고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가는 카누가 한 폭의 풍경화를 이룬다. 틈틈이 뱃놀이를 멈추고 주변 삼악산과 자전거도로, 의암호 안에 있는 붕어섬, 상류에 있는 중도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오직 물 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과 패들에 잡히는 물소리에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기 어렵다. 숙련된 전문가가 카누에 함께 오르니 초보자도 걱정할 필요 없다. 이른 아침엔 물안개도 즐길 수 있으니, 취향 따라 시간대와 코스를 선택해 카누 타기 체험에 도전해보자. 잔잔한 호수에서 주변 산세와 계절의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일상에서 찌들었던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 김유정 소설 ‘동백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