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사냥 - 편의점 재계약 시즌에 대처하는 자세

기업분석팀 오린아 연구원

2019년 말부터는 재계약 시장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2014년부터 편의점 출점이 활발하게 일어났는데, 프랜차이즈 계약이 통상 5년이므로 올해부터는 재계약을 앞둔 점포들이 과거 출점했던 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폭은 과거 출점의 속도가 상당했기 때문에 2020년, 2021년으로 갈수록 더 커질 것이다.

담배권 등 출점 기준 강화에 따라 신규 점포를 출점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편의점 업체들은 재계약 점포들을 확보하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상품 MD 능력과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업체 중심의 시장 재편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일본 내 본부임차 점포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일본 전체 편의점 점포수 성장률을 상회하는 순증을 보였다. 또한 차별화 상품의 비중을 높이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편의점은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담배, 술, 도시락 등의 매출액 비중이 높아 온라인 유통 경쟁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또한 소비자가 근거리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고 손쉽게 점포에 들어설 수 있으며 충동적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패턴이 많기 때문에, 최근 유통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

편집자 Comment

이 글은 2019년 8월 19일에 발간된 산업분석 자료 “점포 사냥 - 편의점 재계약 시즌에 대처하는 자세”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이번 웹진에서는 재계약을 앞둔 편의점의 체질개선 필요성 및 전망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원본 보고서를 클릭하여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매우 빨랐던 출점 속도

2018년 한국 편의점 점포수는 42,071개를 기록해, 편의점 1점포당 인구 수는 역대 최저치인 1,227명을 기록했다. 그만큼 출점이 많이 되었다는 말이다. 전체 소매판매액 내 편의점 비중으로 살펴보면, 일본은 2018년 기준 7.6%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전체 소매판매액 내에서 편의점 비중이 5.2%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 편의점의 출점 속도는 일본 대비 상대적으로 매우 빨랐다고 판단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출점이 공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점포당 매출액이 출점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일본 소매판매액 내 편의점 비중
일본 소매판매액 내 편의점 비중
자료: 日本経済産業省,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한국 소매판매액 내 편의점 비중
한국 소매판매액 내 편의점 비중
자료: KOSIS,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재계약 점포, 간판 경쟁이 중요해지는 시점

2019년부터는 재계약이 도래하는 점포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부터 풍부한 출점 여력과 FF상품 및 PB상품의 확대로 편의점 출점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연도별 순증으로 살펴보면 2014년 1,241점, 2015년 3,348점, 2016년 4,614점, 2017년 5,307점 등으로 증가한다.

연도별 편의점 점포 수
연도별 편의점 점포 수
자료: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도별 편의점 순증 수
연도별 편의점 순증 수
자료: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프랜차이즈 계약이 통상 5년이기 때문에, 2019년부터는 재계약을 앞둔 점포들이 과거 출점 했던 만큼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그 폭은 내년, 내후년으로 갈수록 더 커지게 된다. 과거 출점의 속도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신규 점포를 출점하는 것은 어려워졌기 때문에, 편의점 업체들은 재계약 점포들을 확보하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품 MD 능력과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업체 중심의 시장 재편을 전망한다.

일매출액이 높은 브랜드 Win

일매출액이 높은 브랜드가 운영에 있어서 유리하다. 당연하게도 일매출액이 높은 점포가 같은 조건에서는 더 점주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일매출액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입지이지만, 이는 변경하기 어려운 요소다. 1)기본적으로 새로운 자리를 구하는 것은 기존 상권과 일매출 수준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이 있는데다가, 2)담배권 기준 때문에 새로운 출점 자리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점하지 않는다면 동일한 자리에서 운영을 할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관점에서는 같은 자리 및 조건에서 높은 일매출을 내주는 브랜드가 점주들에게 유리하다.

편의점 업체 점포당 일평균 매출액
편의점 업체 점포당 일평균 매출액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2017년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특히 일매출 상승 시 점주 이익에 레버리지가 발생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표3]과 [표4]에서 나타나듯 한국 편의점 일매출액인 180만원이 각각 20만원, 50만원씩 11%, 28% 상승 시 점주 최종 월순익은 17%, 41% 상승한다.

일매출 20만원, 50만원 차이로 발생하는 점주 순이익분을 보전해 주려면 한달에 각각 99만원, 247만원의 지원금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준의 지원금은 본부에게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에 실제로 지급될 가능성은 낮고, 따라서 일매출이 높은 본부가 재계약 시장에서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다.

일매출액은 점포의 구색 또한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이 중 Fresh Food는 일매출을 견인 하는데에 있어 중요한 카테고리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도시락과 간편식을 사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매출액이 한국과 크게 차이 나는 일본 편의점은 Fresh Food 매출 비중이 절반 정도이고, Top 3 업체의 점포당 일평균 매출액은 600만원 수준에 달한다.

일본 편의점 점당 일매출액은 600만원 수준
일본 편의점 점당 일매출액은 600만원 수준
자료: 각 사,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세븐일레븐재팬 Product Mix
세븐일레븐재팬 Product Mix
자료: セブン&アイ・ホールディングス,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마찬가지로 한국 편의점 업체들은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PB상품 및 차별화 상품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가성비 및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차별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차별화 상품의 마진은 일반 상품보다 3~4%p 높기 때문에 점포 및 본부의 수익성 개선에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

점주 입장: 배분율이 높은 브랜드 Win

동일한 일매출액 및 비용 구조에서는 배분율이 높은 브랜드가 유리하다. 배분율은 통상 점포 계약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순수가맹(점주임차)은 점주의 배분율이 높다는 이점과 함께, 보증금과 권리금 등 기본 투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초기에는 크다. 반면에 위탁가맹(본부임차)은 본사가 임차한 점포를 점주가 경영하는 대신 본부의 배분율이 높다. 높은 보증금으로 점포를 창업하려는 가맹점주는 초기 투자금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임차권을 가지고 있는 본사로부터 전대차 계약 진행을 통해 본부임차 형태로 점포 운영을 하게 된다.

배분율은 점포의 손익계산서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배분율에 따라 나눈 점주 몫의 이익에서부터 점주가 감당해야 할 인건비, 임대료 등의 비용들이 빠지기 때문이다. 점주 입장에서는 계약 조건 및 점포의 고용 형태에 따라 인건비, 임대료 등의 요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따져본 후 결정하게 되지만, 배분율이 높으면 탑라인에서부터 큰 금액이 확보되므로 손익에는 대체로 유리한 편이다.

본부 배분율 vs. 점주 월간 이익
본부 배분율 vs. 점주 월간 이익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본부 입장: 본부임차 비중이 높아야 Winner

재계약 시즌 도래로 본부 입장에서는 본부임차(위탁가맹) 비중이 높아야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본부임차 계약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임차권을 가지고 있어, 계약이 만료되어도 중요한 상권의 점포를 경쟁사에 뺏기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점주가 재계약을 원치 않는다면 그저 다른 위탁점주를 구하면 된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1)신규 출점이 한정되고 2)기존 점포의 재계약으로의 출점이 대부분인 경우, 본부임차 비중이 높은 업체가 점포 확보에 있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

훼미리마트 가맹형태별 점포 비중
일본 편의점 점당 일매출액은 600만원 수준
자료: ファミリーマート,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주: Type1은 토지·건물 본부 부담, 인테리어·설비 점주 부담 계약 조건(1FC-C)포함
세븐일레븐 가맹형태별 점포 비중
세븐일레븐재팬 Product Mix
자료: セブン&アイ・ホールディングス,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임차는 본사가 인테리어 및 집기를 투자하기 때문에, 출점이 많은 시기에는 비용 이 들어가는 다소 부담스러운 계약 형태일 수 있다. 반대 급부로 가맹수수료율(배분율)이 높으므로 매출액 상승 속도가 높은 구간에서는 본부 실적에 유리하다. 점주 입장에서는 배분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된 계약이지만, 초기 투자금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이와 반대로 점주가 임차권을 가지는 형태는 계약 만료 시 점주의 의사에 따라 타사로 계약을 바꿀 수 있다. 휴대폰 약정이 종료된 후 통신사 이동을 하는 형태와 동일하다. 일매출이 높고 좋은 입지에 있는 점포들은 계약 만료 시 본부들이 여러 가지 장려금이나 혜택을 주어 전환이나 계약 연장을 유도하려고 한다.

본부임차와 점주임차 형태 중 절대적으로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한국보다 편의점 시장이 성숙한 일본도, 업체별로 본부임차와 점주임차 비중은 상이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부터 재계약 점포들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미 임차권을 본부가 확보한 본부임차 계약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부각될 수 있다.

편의점: 온라인 경쟁에서 상대적 유리한 위치

당사는 2015년 5월 4일 작성한 '가치 소비 대응서: 일본이야기'에서 편의점 매출의 70% 가 온라인 침투가 어려운 상품으로 구성돼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4년여가 흐른 현재, 인터넷 기반 포털 업체들까지 유통업에 뛰어들었고,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은 수익성에 연연하지 않고 낮은 가격 및 빠른 배송으로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 내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으며 특히 온라인과 판매 경로가 겹치는 카테고리는 더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편의점 매출액: 온라인 침투가 어려운 카테고리 비중은 최소 61%에 달함
편의점 매출액: 온라인 침투가 어려운 카테고리 비중은 최소 61%에 달함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편의점 매출액: 온라인 침투가 어려운 카테고리 비중은 최소 61%에 달함

반면 편의점은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담배, 술, 도시락 등의 매출액 비중이 높아 온라인 유통 경쟁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또한 소비자가 근거리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고 손쉽게 점포에 들어설 수 있으며 충동적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패턴이 나타나기 때문에, 최근 유통업 내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 더불어 과거 출점을 통한 업태 성장이 이뤄졌다면, 향후 대형업체 위주의 점포 재편과 일매출 제고를 통한 성장이 일어날 전망이다.

본부임차 비중, 배분율, 일매출 유리

재계약 시즌 도래로 본부임차 비중 높은 업체 유리하다고 판단
재계약 시즌 도래로 본부 입장에서는 본부임차(위탁가맹) 비중이 높아야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본부임차 계약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임차권을 가지고 있어, 계약이 만료되어도 중요한 상권의 점포를 경쟁사에 뺏기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편의점 업태가 일찍 성숙한 일본 또한 최근 10년 간 점포수 연평균 성장을 보면, 본부임차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일본 전체 편의점 점포수 성장률을 상회하는 출점을 보였다.

높은 배분율 및 일매출액: 재계약 점포 유인 유리
일매출액이 높은 점포가 같은 조건에서는 더 점주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때문에 재계약 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일매출액 상승 시 점주 이익에는 레버리지가 발생한다는 점도 포인트다.

한편 동일한 일매출액 및 비용 구조에서는 배분율이 높은 브랜드가 점주들에게 유리하다. 배분율이 높으면 탑라인에서부터 큰 금액이 확보되므로 점주들의 손익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편의점 업체들이 배분율 조정을 단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재계약 시즌에 좀 더 많은 출점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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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투자증권 기업분석팀
박혜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