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한국에 핀테크 열풍이 한번 들이 닥친 이후 최근 금융산업의 화두는 여전히 핀테크 관련 기업들이다.
하지만 2년전과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핀'이 아닌 '테크'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핀'의 활약이 어느 정도 가시화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핀테크 기업에서 대표성을 띄는 토스, 뱅크샐러드, 굿리치와 부수적으로 라인파이낸셜, 카카오페이 일부에 대해 분석하였는데 실은 이러한 기업들 외에도 현재 금융사와 협력하여 핵심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전술한 금융플랫폼기업들은 이제 단순한 플랫폼 비즈니스였던 영역에서 벗어나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의외로 기존영역이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보다 상생할만한 창구가 더 많아 보인다.
금융과 IT의 경계가 없어지는 이러한 변화를 금융담당자입장에서 분석해 보았다.
편집자 Comment
이 글은 2019년 3월 11일에 발간된 산업분석자료 “토스는 왜 증권사를 설립할까?: 금융플랫폼, 혹은 상품보부상”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이번 웹진에서는 앱 스토어에서 인기있는 금융플랫폼 앱과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원본 보고서를 클릭하여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융플랫폼 앱이라 불리는 것들
토스: 간편송금 서비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회사이다. 2015년 동사가 개발한 어플인 토스는 고객에게 쉽고 편리한 송금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 송금 서비스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 토스는 계좌 통합조회, 신용 조회와 관리, CMA 연계 계좌 및 체크카드, 펀드와 부동산 소액투자, 비트코인 거래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쉽고 안전하게 금융을 접하고, 편리한 사용 경험을 느낄 수 있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2018년 말 기준 누적 가입자수 1,000만명을 돌파하였으며 2015년 출시 이래 2,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간편송금서비스란 송금자가 자신의 은행계좌 등을 통해 미리 충전한 선불금을 전화번호, SNS ID등을 활용하여 수취인에게 송금하는 방식이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의 경우 양도가 가능하고 계좌이체 시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된 서비스다. 법적으로 송금자가 업체로부터 구매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수취인에게 양도하는 구조로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Activex등 기존의 보안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간 송금이 가능하도록 구현하였다. 미국에서는 1999년 페이팔이, 중국은 2005년 알리페이가 동일한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였다.
토스 간편송금 서비스 흐름도
자료: 감사연구원,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뱅크샐러드: 가계부에서 자산관리로
뱅크샐러드는 2017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5,800개의 금융상품과 복잡한 금융 상품의 조건들을 고려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을 위한 맞춤 추천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 어플이다. 흩어진 자산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개인의 금융 데이터에 따라 카드추천, 예적금 및 보험 추천, 대출협상, 금융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2018년 3월 기준 83만명의 누적 가입자수와 100만건의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토스가 여러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반면 동사는 주로 대출과 카드판매에 집중되어 있다.
굿리치: 보험GA가 만든 보험 어플리케이션
리치앤코는 2006년 보험 GA로 시작한 회사이다. 따라서 보험상품 판매에서 비롯한 전반적인 개인 재무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 외에 보험비교서비스를 제공하며 특이한 점은 휴대폰 유통사업부문도 가지고 있다. 리치앤코의 대표어플인 굿리치는 고객의 지출내역을 분석하여 재무설계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플인 굿리치는 사실 2017년 금융위원회의 숨은보험금 찾아주기 캠페인에서 비롯되어 개인의 미지급 보험금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여기서 발전하여 고객이 가입한 모든 보험을 조회하고 분석하여 맞춤보험을 추천한다. 또한 보험금 청구와 같이 기존의 복잡하던 보험시스템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 즉 동사의 앱은 보험상품에 특화되어 있다.
처음 소비자에게 각인된 굿리치 앱의 서비스-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자료: 굿리치,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금융ICT개발사의 큰 그림
Key Point는 유저 확보
어쨌든 간편송금이라는 무료 앱으로 토스는 지난 11월 이용자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금융 관련 앱 중 월간 이용자수 기준 2위다. 이로써 토스는 플랫폼을 활용할 bargaining power을 얻었다. 그리고 이렇게 확보한 고객 확장성을 바탕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토스의 매출은 여기서 발생한다. 브로커리지인 금융 상품판매수수료다. 맨땅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이미 깔린 플랫폼에 상품 하나를 더 얹는 건 분명 유리하다. 사실 금융플랫폼이라 지칭되는 이 모든 앱들의 비즈니스모델은 똑같다. 바로 최대한 많은 유저 확보 → 상품판매다.
사실 중국의 알리바바나 텐센트가 성공한 비결도 지급결제를 간편하게 해준 뒤 상품판매를 용이하게 만든 것이 크다. 실제로 텐센트는 어느 정도의 고객확보가 달성되기 전까지 지급결제관련 수수료를 회사가 부담하였다. 이는 2017년 2,000억원에 달했는데 이후 텐센트는 지급결제관련 수수료를 고객에게 일부 전가하기 시작했다.
기존 금융사들이 상품을 먼저 만들고 영업을 시작해 고객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면 금융 ICT 기업들은 고객을 먼저 확보하고 상품을 판매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판매수수료가 주 수익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판매채널인 금융 앱 개발사 보다는 상품공급자인 금융회사가 더 많은 비율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금융 ICT개발사에서 실제로 발생되는 금융상품거래가 커지고 점유율이 상승하면 주도권은 공급자가 아닌 판매채널로 옮겨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단순 판매채널이 아닌 상품 디벨로퍼로써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토스나 뱅크샐러드 같은 금융ICT개발사가 가진 잠재적 성장가능성은 여기서 발생한다. 모집한 1,000만고객이 매출을 일으키는 실질 사용자가 될 때 금융회사와의 관계에서 엄청난 bargaining power를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헌데 토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증권사를 설립하고자 한다.
금융플랫폼 앱 개발사들의 비즈니스 모델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금융회사와 금융 플랫폼 ICT 개발사의 상품판매 구조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증권회사 인수로 개발에서 판매까지 수직계열화
우리는 앞선 분석에서 유저 확보에 따른 금융회사와 금융플랫폼회사간의 bargaining power에 대해 언급하였다. 사실 플랫폼 유통에 있어 금융사와 일반 제조업간의 차이는 개발된 상품의 대체재 유무에 있다. 제조업과는 달리 금융사의 상품이란 완벽한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상품을 개발하는 쪽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 금융 플랫폼사가 카카오톡만큼의 압도적 고객 수를 확보하지 않는 이상 금융회사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금융플랫폼사가 상품까지 개발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증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토스의 증권사 설립,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라인 파이낸셜의 증권사 설립이 모두 상품개발에서 판매까지 일원화시키기 위함이다. 뿐만 아니라 증권사 인수는 곧 CMA의 활용을 의미한다. 은행이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이유는 결제시스템 때문이다. 금융플랫폼, 핀테크 등을 설명할 때 항상 언급하는 이 지급결제기능은 궁극적으로는 은행간 거래로 종결된다.
우리가 흔히 지급결제기능이라고 알고 있는 신용카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라인페이, 수표, 어음 등은 사실 지급수단일 뿐 최종적으로 ‘결제’에 관여하는 것은 은행 당좌 예금계정이다. CMA는 금융플랫폼기업에 지급뿐만 아니라 결제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이 역시도 일원화의 하나인데 결제계좌와 지급수단을 모두 확보하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자산관리 플랫폼 위어바오의 비즈니스모델이 이런 방식이다. CMA의 확보는 한국은행 금융망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한은금융망의 참가기관으로 선정되면 거액결제가 가능하고 보안이 강화된다.
금융플랫폼사가 증권회사를 소유할 때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본 자료는 2019년 3월 11일에 발간된 산업분석자료 “토스는 왜 증권사를 설립할까?: 금융플랫폼, 혹은 상품보부상”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 원본 보고서를 클릭하여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